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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폰 인터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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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게도, 교수님의 추천을 받아 블룸버그 software internship을 지원하게 되었다. 지원은 작년 12월에 하였고, 인터뷰는 1월 말부터 시간을 계속 조율하다가 오늘에서야 phone interview를 보게 되었다. 블룸버그가 뉴욕에 있다보니 현지 시간으로 2시에 면접인데 나는 새벽 3시.. 그나마 섬머타임이 실행되서 3시였지 안그랬으면 4시였다. 늦은 시간이지만 잠깐 시간을 내서 이 여운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을 남겨볼까 한다.

먼저 phone interview는 생각보다도 더 어렵다. 일단 전화라는게 상대방의 말을 명료하게 전달해주지 못하는게 문제가 된다. 안그래도 긴장해서 영어가 잘 안들리는 상황에서 전화 연결 상황까지 안좋으니 더더더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못알아들었으면 당당하게 다시 말해달라고 하면 인터뷰어가 친절하게 대답해주니까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더라. 그리고 내가 phone interview에서 코딩을 위해 사용한 HackerRank라는 녀석이 구글 독스처럼 서로 글씨를 적으면 바로바로 상대방이 볼 수 있는 방식이라 말을 하면서 동시에 타이핑을 하는 것으로 충분히 내 부족한 영어를 메꿀 수도 있었다.

맨 처음 전화를 받고나서는 내 resume를 기반으로 몇 가지 질문들이 들어왔다. 너 이런 연구했는데 이거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니? 여기에서 한 work은 어떤 work이니? 이 회사에서 일할 때 어떤 일들을 했니? 등의 질문들이었는데 아무래도 내 영어가 길지 못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게 아쉬운 요소였다. 시간을 재본건 아닌데 대충 10분 정도 레쥬메 스캔을 한 것 같다.

레쥬메 스캔이 끝나자마자 바로 코딩 문제로 넘어갔다. 여러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것 같던데, 나는 Python을 사용해서 코딩을 했다. 내가 가장 멋진 코드를 쓸 수 있는건 (당연히 MATLAB을 제외하면) Ruby이지만, 내가 Ruby를 손에 안잡은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에 그나마 최근에도 가끔 사용하는 Python을 쓰기로 했다. C나 JAVA보다는 Python이 내 장점을 어필하기에 그나마 조금 나을 것 같아서. 그리고 사실 C랑 자바도 까먹었다. 질문은 두 가지 였는데, 하나는 여러 개의 list를 intersection하는 function을 짜라는 문제였고, 또 하나는 캐시를 구현하는거였다. 첫 번째 문제를 듣자마자 그간 코딩을 게을리한 것을 후회하게 되더라. 분명 어렵지 않은 문제인데 갑자기 코딩을 하려니 좋은 방법이 잘 떠오르지 않더라. 구글링을 하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지만 그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니까. 두 번째 문제는 듣자마자 OS에서 배웠던 내용이라 기뻐했는데 막상 어떤 데이터스트럭쳐를 사용해서 어떻게 빠르게 할 수 있는지 설명하려니까 그냥 딕셔너리를 써서 sorting한다는 대답 밖에 할 수 없었다.

첫 번째 문제를 정확하게 기술해보면 Input list들은 [ [1,2,3,…], [2,3,4,…], [5,6,7,…], … ] 처럼 생긴 list of list로 들어오고, output은 그 list들의 intersection을 구하는 문제였다. 내가 제안한 방법은 functional language 처럼 문제를 푸는 방법이었다. 먼저 두 개의 list를 비교하는 function을 만들고, 그것을 reduce했다. 대략 아래와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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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 lambda x,y : [a for a in x if a in y]
print reduce(f,L)

코드 퀄리티는 아주 만족한다. 처음에 문제를 듣자마자 그냥 for loop으로 일단 돌아가게만 다 풀어버릴까 고민도 했었는데 그래도 그것보다는 이게 훨씬 아름답고 functional한 철학에도 맞고 여러모로 내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코드에 가깝다. 문제는 여기까지 가는데에 시간이 너무 오래걸렸다는 것. 처음에 열심히 헤메느라 점수 다 까먹었을 것 같다. List comprehension을 사용하면 Lambda를 금방 정의할 수 있는데 그 생각을 못해서 for loop으로 naive한 것을 먼저 만들고 그걸 lambda로 넣으려고 하고 막 그랬는데.. 암튼 좀 헤메다가 위 처럼 문제를 해결했다. 그런데 저 List comprehension도 내가 naive way라면서 일단 element wise로 다 비교해보자고 하면서 넣은거라 interviewer가 내가 코딩을 끝내자마자 바로 이 방법을 더 좋게 만들 수 없는지 물어보더라. Sorting이 되어있냐고 물어보고, 되어있지 않다고 하길래 일단 각각을 sorting했다고 가정하고 filter를 사용해서 개선할 수 있다고 하고 내가 코드를 적으려고 했는데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이미 여기에서부터 15분 남음) 스킵하고 넘어갔다. 내가 적고 싶었던 솔루션은 아래와 같았다. 진짜 잘 동작하는지모르고, complexity가 진짜 더 낮은지 생각해봐야함. 근데 아마 O(n)이 O(log n)이 되어서 더 빠를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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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l in L:
	l = sort(l)
f = lambda x,y : [a for a in x if a in filter(lambda b : b >= a, y)]
print reduce(f,L)

사실 for loop쓴 sorting도 한 줄에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귀찮으니까 넘어가야지. 으 딱 15초만 더 줬으면 바로 타이핑해서 보여줬을텐데.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그래서 그냥 넘어갔다.

두 번째 문제는 input이 어떻게 생겼는지 물어보다가 대답이 내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라 그냥 내가 stream을 새로 정의했다. S = [1,2,3,4,1,2,1,4,2,1,…] 같은 list로 들어온다고 가정하고, 내가 할 일은 이 리스트를 앞에서부터 읽으면서 캐쉬에 넣다가, 캐쉬 메모리가 모자라면 가장 오래 전에 마지막으로 사용된 element를 drop하는 algorithm을 짜는거였다. 이런 초 쉬운걸 기억이 안나서… 일단 내 대답은 dictionary를 만드는거였다. 참고로 이 문제는 시간이 없어서 말로 때움. 스트림별로 key를 가지는 dictionary를 만들고 value는 키에 해당하는 스트림이 들어왔을 때의 시간 값을 넣는다. 그리고 메모리가 모자라면 dictionary를 보고 가장 오래된 시간을 쓰는 녀석을 지워낸다.. 가 내 솔루션이었는데, 가장 오래된 녀석을 찾는게 log라서 그걸 더 빠르게 할 수 없냐는 질문이 들어왔음. (구체적으로 log라고 한건 아니고, 그때그때 찾는게 비싸니까 더 빠르게 할 수 없냐는 질문) 내가 기억하는 O(1)짜리 data structure가 큐랑 스택 밖에 없어서 그걸 사용해서 막 삽질을 하다가 결국 시간도 모자라고해서 거기에서 멈췄다. 솔직히 이건 시간 더 줬어도 내가 명석하게 해결하지 못했을 듯 ㅠㅠ 이런거 안한지 너무 오래됐다..

마지막에 다 끝나고 질문있냐 물어봐서 블룸버그에서 어떤 언어를 쓰냐 물어봤더니 팀마다 다르단다. 본인은 팀에서 C++랑 Javascript를 사용한다고. 파이썬이나 루비를 사용하는 팀도 있다고 한다. 사실 내가 지금 software internship으로 들어가게 되면 도대체 어떤 position으로 들어가게 되는건지 알 수가 없어서 (pure developer인지 researcher인지 어느 정도 level로 코딩하는지..) 내가 어떤 언어를 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내가 가서 고를 수 있는 일말의 여지가 있다면 내가 최대한 잘 할 수 있는 팀으로 배정되면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뭐 될지는 모르겠지만. 결과는 2~3주 뒤에 나온다고 했으니 또 막 메일 왔다갔다하다보면 한 달 예상해본다. Optimal case라면 2주 뒤인 3월 말에 ICML 리뷰를 보고 결과도 대충 알 수 있을거고 블룸버그 결과도 같이 나오는 셈이다. 이번에는 좀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사실 크게 별 생각안하고 코딩하면서 떨지만 않게 적당히 인터넷에서 코딩 인터뷰 관련 글이나 문제들 푸는 정도로 몸풀고 인터뷰를 봤는데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되었다. 영어로 official software engineer job recuiting phone interview라니, 정말 중요한 경험인데 굉장히 어린 나이에 운좋게 경험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학위를 마치고 장래에 미국에서 job을 구할 생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좋은 회사와 phone interview 과정을 겪어보는 것만으로도 진짜 좋은 경험이 되었다. 가서 일을 해보면 훨씬 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지만, 그건 내가 결정하는게 아니니 일단은 두고 봐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