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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사람들, 메이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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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바야흐로 ‘오픈 소스’의 시대이다. Spring, Flask, Rails 등의 각종 framework들, Twitter등에서 진행하는 Bootstrap과 같은 소규모 프로젝트들로 대표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정말 너무나 깊숙히 파고들어 일일이 그 예시를 들 수 없을 정도이고, 리눅스 커널을 기반으로 하는 안드로이드 OS는 심비안, Window Mobile, iOS를 제치고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마트폰 OS가 되었다. 하지만 오픈 소스는 결코 소프트웨어만의 고유 영역이 아니며 하드웨어에서도 오픈 소스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Maker라는 단어는 우리가 잘 알고있는 Make에 -er 접미사가 붙은 형태로, 의역하자면 ‘만들어내는 사람’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Maker란 기존 제조업 기업들이 생산한 기성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들어내는 사람 혹은 기업’ 이다. 그리고 그러한 것이 가능해진 이유를 여러가지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다.

근래에 흔히 이슈가 되는 기술 중 하나는 3D 프린터이다. 그냥 프린터로 간단한 3D model을 출력할 수 있는 (생산할 수 있는) 이 장비가 어쨰서 이슈가 되고 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이제 누구나 간단한 도면만 있다면 집에서 모든 것을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3D 프린터의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들은 불법으로 3D 프린터를 사용하여 각종 물품들을 복제하여 시중에 불법으로 유통하는 산업이 성행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꽤 많은 사람들이 전자기기를 복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의약품까지 복제하는 상황을 예측하고 있고 아마 현재 중국에서 카피되고 있는 각종 모조품들과는 스케일이 다르게 전 세계의 제조업의 기반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이 기기는 강력하다. 애플이 가져온 Desktop publishing의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도 이 기기가 가져올 파괴적인 미래에 열광한다. 애플이 가져온 워드 프로세서와 개인용 프린터가 출판업을 대형 출판사와 작가사이의 관계에서 개인이 약간의 돈을 들여서 자비로 출판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기존의 출판업의 기틀 자체를 붕괴시켰던 그 기념비적인 사건을 추억하며 이번에는 Desktop manufacturing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발명가가 아이디어가 있고 물건을 만들어도 불합리한 가격으로 그리고 본인이 만들었던 것과 다른 형태로 제품이 판매가 되고 정작 본인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굉장히 미미했으며 그 조차도 확보하기가 너무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발명 혹은 제품 개발은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허용되고 보호되는 영역이었지만 이제 그러한 구조 자체에 균열이 가고 있는 것이다.

3D 프린터 하나에만 의존한다면 이 주장은 굉장히 약한 주장이고 금방 무너질 것이다. 하지만 3D 프린터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미래를 기대하게할 수 있는 장비는 많다. 레이저 커터, CNC 머신, 혹은 본인이 CAD등으로 작성한 도안을 제품으로 구현해주는 수 많은 회사들까지. 기존 대량 생산 방식과 이러한 Maker 장비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판형(mold)이 있느냐 혹은 없느냐의 차이이다. 기존 대량생산은 먼저 판형을 만들고 그 판형을 이용하여 제품을 ‘찍어 낸다’ 때문에 하나하나의 제조비는 낮지만 판형을 만드는 비용이 많이 든다. 때문에 개인의 기호 등은 무시되고 가장 무난하고 가장 많이 팔리는 형태로 제작이 될 수밖에 없다. 개인 생산 혹은 소량 생산은 생산 단가를 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Maker 장비들은 전부 개당 생산 단가가 동일하다. 즉, 우리가 문서를 프린트하듯 그때 그때 생산이 되므로 개당 단가는 100개를 만들건 1000개를 만들건 1억개를 만들건 동일하다. 때문에 비교적 저렴하게 다양화와 소량 생산이 가능한 것이다. 이 영역은 굉장히 생산성이 높은 니치마켓 중 하나로 기대가 되고 있는 개인화 마켓을 직접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파괴적인 수단이고, 심지어 제조업임에도 불구하고 그 비용과 리스크가 작다. 소프트웨어만이 벤처이고 오픈 소스인 것이 아니라 하드웨어도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고 굉장히 현실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언급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Community이다. 글에서 종종 위원회와 비교를 하는데 아마 Committee가 아닐까 싶다. Comunity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서로의 의견을 내는 공간이고 Committee는 소수의 선별된 사람들이 의견을 내는 공간이다. 이 책에서는 바로 Community가 있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사업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대가 없이 도안을 수정하고 노력하는 사람들, Cloud funding등을 통하여 제조비를 제공하는 사람들, 운영에 있어 필요한 수 많은 인력들, 시간과 장소, 학력 등에 관계없이 구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인력 풀 등이 장점으로 언급되고 있다. 혹은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러한 특성 때문에 거대한 기업 형태는 힘들고 계속 고부가가치를 지니는 소형 시장에만 적합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오픈 소스라는 것은 모든 도안이나 생산 방식이 공개가 되어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자신이 만들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이미 생산했던 물건의 도안을 사용하여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고, 다른 사람들도 내가 만든 것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오픈 소스는 때문에 수 많은 사람들간의 커뮤니케이션과 서로의 피드백에 의해서 조악한 prototype에서 완벽한 완제품으로 탈바꿈되는 것이다. (실제로 Ubuntu는 처음에는 굉장히 조악했지만 버전을 거듭하면서 점점 안정화가 되어 지금은 가장 널리 쓰이는 Linux 플랫폼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복제품을 피할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책에서 ‘불법 복제’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러한 불법 복제가 있다는 것은 자신들의 제품이 인기가 있고 팔리고 있다는 증거이며 더 저렴하고 더 좋은 방안이 있다면 그것도 혁신이며 그들의 방식을 존중하고 우리도 따라야한다는 것이다. 즉, 오픈되어있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오픈이 되어있으므로 해결할 수 있는 해결법을 사용하여 해결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예시로 드는 사례 중에 재미있는 것이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 자사 제품을 카피하고 메뉴얼까지 중국어로 번역해서 판매를 하는 것을 발견하고 오히려 카피를 한 사람을 스카우트 하고 정식 메뉴얼로 사용했는데, 이 사람이 알고보니 박사급 인력이라 제품에 존재하는 수 많은 버그들까지 뜯어고쳤다는 오픈 소스에서나 가능한 얘기들을 예시로 들고 있다.

간만에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었다. 나는 하드웨어 쪽은 관심을 접은지 오래지만, 그럼에도 하드웨어도 이런 형태의 모험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고 나도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생산, 혹은 제조는 사람의 가장 근본적인 욕구 중 하나이다. 글을 쓰는 것도 일종의 Make이고 모든 DIY도 전부 Make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Maker들이 마치 소프트웨어가 그러했듯 전체 산업 자체를 바꾸어버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한 미래가 상당히 기대되고 가능성이 있어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