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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정말 사회악인가? 한국 게임업계는 정말 반성할 것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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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도박, 마약 그리고 게임. 이 네 가지 항목의 공통점은? 바로 이번 정부에서 발표한 일명 4대 중독법에서 규정하는 중독 규제 대상들이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에 기사를 첨부하였으니 읽어보면 된다. 이 글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얘기는 총 두 가지 이다.

  1. 첫째, 과연 게임이 중독법으로 관리를 해야할 만큼 사회에 해악만 끼치는 존재인가?
  2. 둘째, 중독법과 상관없이, 우리 게임 업계는 과연 떳떳할 수 있는가?

게임은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콘텐츠 산업 중 하나이다. 콘텐츠 산업 자체가 역사가 긴 편은 아니지만 게임은 그 중에서도 짧은 편이라서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음악 등과는 상대가 안될 정도로 최근에 생겼고, 또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이 1981년 개발된 갤러그이니 게임 산업이 태동한지 고작 30년이 갓 넘은 어린 산업이다. 하지만 2012 콘텐츠 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게임은 콘텐츠 산업에서 18% 이상의 매출을 담당하고 있다. 음악과 영화가 내는 매출을 더한 것 보다도 많은 양이다. 세계 동향을 한 번 살펴보자면, 2012년 기준으로 약 600억 달러, 한국 돈으로는 6조가 넘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출처: KOCCA) 게다가 성장률도 매년 5%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게임 산업에 대한 얘기는 구글링해보면 정말 많은 얘기들을 찾아볼 수 있을테니 ‘게임 산업이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영역이며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엄청나게 거대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콘텐츠 산업이다’ 라는 정도에서 마무리하도록 하고, 그렇다면 정말 게임은 해로운가? 라는 질문으로 넘어가보자.

게임은 정말 해로운가? 뉴스 사회면을 보다보면 가끔 게임 중독으로 부모님을 살해하거나 혹은 부모가 게임 중독이어서 아이를 방치해서 아이를 죽이는 경우, 게임을 너무 오래하다가 그 자리에서 사망한 경우 등을 다룬 기사들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아 게임은 정말 해로워보인다. 마치 마약과 같아서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사람들을 망쳐버리고 사람을 죽게 할 수도 있다! 라고 생각할 수 있다. 최소한 지금까지 얘기한 사실만 보면 그러하다. 하지만 단순히 생각해봐도, 롤을 즐기는 사람은 현재 7000만명이 넘어가고, 예전 와우가 가장 잘 나갈 때 ‘엑티브 유저’가 약 1000만 명 가까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으니… (미국 자료 중 좋은 자료를 찾아서 링크한다) 젊은 세대 중에서 전혀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이미 게임은 우리 삶 깊숙한 곳에 침투해있다. 때문에 ‘게임학’이라는 학문도 생겨나고, 사람들이 도대체 게임을 왜 하는 것이며, 어떻게 더 좋은 게임을 만들 것이며, 사람들이 게임을 통해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TED에서 진행했던 ‘게임을 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라는 영상을 보면 이미 미국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 평균적으로 10,000 시간을 게임에 소비한다고 하는데, 이는 미국의 고등학교 수업 시간과 거의 일치하며, 또한 아웃라이어에서도 소개되었던 10,000시간의 법칙에서 다루는 시간과 일치한다. 그렇다면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른이 되고 있는 세대는 게임의 대가이고, 게임을 통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여러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지만, 링크한 TED에서도 그렇고 국내 학계도 그러하고 (디스이즈게임 기사 링크) 게임 유저들은 실패에 더 유연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한 긍정적 사고에 익숙하다고 한다. 아직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이며, 나 또한 이 분야의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분명 게임은 충분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게임 중독을 어떻게 취급하느냐 또한 아직 학계에서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떤 학자들은 게임을 하는 동안 마치 마약을 하는 듯한 신경 링크를 형성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고, 게임과 중독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존재한다. 하지만 아직도 공식적인 입장은 명확하게 결정된 것이 없으며, 알코올이나 도박, 마약 처럼 직접적으로 신경계를 자극하여 중독을 유발하는 요소가 있는가에 대해 연구가 아직 진행 중이다. 단순히 게임에 열광하고 빠져있는 사람들을 중독자라고 지칭할 수는 없다. 게임 중독자라고 부를 정도라면 뉴스에서 언급하는 정도로 게임에 몰입하고 결국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일 것이다. 근데 여기에서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 음란물도 중독된다. 음란물은 직접적으로 사람의 신경을 자극하여 순간적인 쾌락을 느끼게 하고 오랜 기간 음란물에 중독될수록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하게 되고 심각한 경우에는 성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음란물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하나 더 살펴보자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중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중독되어 일 분에도 수십번 자신의 페이지를 확인하는 사람들도 많다. 쇼핑은 어떠한가? 쇼핑 역시 구매 후 순간적인 엔돌핀 분비가 사람들에게 계속 소비를 유도시킨다. 쇼핑 중독이 심각한 경우에는 대부업에 까지 손을 대서 쇼핑을 하는 경우도 존재하니 쇼핑도 가정 경제를 파탄내고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정부의 원대한 목표에 방해가 되는 수단이다. 빙빙 돌려말하지 말고 요점만 말하자면, 게임도 다르지 않다. 다만 그 중독의 대상이 어린 학생들이고, 어른들이 이에 공감을 할 수 없기에 생겨난 촌극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게임이 중독을 일으키는지 그렇지 않은지 명확하게 밝혀진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은 유해하다! 혹은 게임은 유해하지 않다! 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행동 아닐까? 그렇더라도 내 짧은 의견을 말하자면, 난 게임이 충분히 강한 과몰입을 일으킬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알코올, 도박, 마약, 담배 등과 다르게 자신의 의지가 있다면 빠져나올 수 있고, 실제로 그것이 약물 치료를 하지않으면 안될 정도로 강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에서 직접 규제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게임 업계는 과연 이런 외압에 당당할 수 있을까? 우리 게임업계는 사실 오래전부터 다른 잘나가는 게임 배끼기 그 이상을 해온 적이 별로 없다. 흔히 말하는 ‘작품성있는’ 게임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가장 큰 이유를 고르자면, 외국은 소규모 게임 스튜디오가 활성화되고 수 많은 인디게임 스튜디오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인디게임을 개발하는 스튜디오나 개발자가 거의 없다는 것 정도? 시장이 작은 것도 큰 원인이고, 사람들이 그런 게임을 원하지 않았던 탓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나갔던 게임은 MMORPG.. 가장 게임에서 재미없는 반복적 요소를 증대시키고 자유도는 떨어지는 게임 장르이지만, 특이하게도 한국에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MMORPG의 붐이 일었다. 지금은 전부 롤이 그 자리를 대체했지만, 몇 년전까지 PC방에 가면 스타를 제외하고는 전부 MMORPG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누가 더 빠르게 잘나가는 콘텐츠를 배껴서 게임에 이식하느냐가 이슈였고, 어떻게 더 좋은 게임을 만들까가 이슈가 아니라 어떻게 유저들에게 더 과금을 시키고 유저들이 게임에 묶이게 만들 수 있을까가 이슈였다.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그러다가 스마트폰 붐을 계기로 크게 지각변동이 생기는데,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도입도 외국에 비해 1년 이상 늦었고, 거기에다가 말도 안되는 사전 검열법으로 인해 게임 도입은 그 보다도 2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었다. 결국 모바일 게임의 규제가 풀리고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이 생기면서 소셜 게임이 다른 나라들 보다 약 1년 늦게 붐이 터졌는데, 이때 게임 개발사의 이슈는 외국에서 이미 성공했고 잘 나갔던 소셜게임을 그대로 카카오톡에 이식을 얼마나 빨리하느냐였다. 즉 어차피 모바일 게임은 수명은 짧고 (3-4개월) 한번에 대박을 노릴 수 있는 영역이니 일단 배끼고 보자! 라는 분위기가 된 것이다. 이 얼마나 비극적인가. 우리나라는 게임의 다양성도 많지 않았는데 그나마 남은 게임들도 항상 표절이었다. 게임 전체를 배끼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지만 컨셉이나 기본 콘텐츠를 배끼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었고 ‘벤치마크’ 정도로 취급을 받거나, 게임성보다는 항상 수익성이 먼저였다. 대한민국은 가장 수익성있는 MMORPG를 만든 나라지만 정작 게임이라는 산업 전체로 경계를 확장하면 크게 기여한 것도 없는 나라인 것이다. 한국은 왜 Valve같은 회사가 없을까? 왜 한국에는 작품성 있고 게임성 좋은 게임이 없을까? 시장도 작고 시장에서 그런 게임을 원하지 않았으니깐 그리고 그 시장을 개척하려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결국 게임도 생태계이며 진화를 거듭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죽게 될 것이다. 셧다운제, 쿨링오프제, 심지어 매출액의 6%를 가져가고 4대 중독으로 규정을 하는 등의 규제가 없더라도 어쩌면 국산 게임은 자멸의 길을 걸어왔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국에도 더 많고 다양한 게임 스튜디오가 생기고 마찬가지로 사람들도 한 장르나 게임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더 다양한 게임을 접하고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는 건전하고 발전적인 게임 습관을 미리 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와우와 롤이라는 강력한 적수에 대적하지 못하고 앵그리버드와 같은 세계적인 대 히트 모바일 게임을 만들지 못했으며 그들이 만들어낸 것들을 그저 답습하고 따라하기에 급급하며 사람들에게 즐거운 경험보다는 괴로움과 반복적인 작업을 강요하는 게임을 자꾸 만들어내고 그 게임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에 급급했던 것이 우리 게임 업계의 현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자리잡을 수 있을리 없으며 얼마전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꼰대 발상’이라고 불렀던 부정적인 시선들만 자리잡게 되었던 것이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다시 되물어보고 싶다. 우리 게임업계는 과연 이런 상황에서 전혀 책임이 없다고 느끼는가?

난 항상 국내 게임업계를 강하게 비판하는 쪽이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90년대 종말을 맞이했던 만화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말도 안되는 촌극이 빨리 끝나고, 게임 업계도 이번 위기를 발판삼아서 더 좋은 게임을 만드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