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NDSL에서 paper review session이 있었다. 학생마다 논문 2개 정도를 골라서 실제 conference에서 review하듯 review를 하는 세션이었는데, 학생들의 review에 교수님께서 일일이 코멘트를 해주셨다. 많은 얘기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 많이 나왔던 얘기를 정리해보자면
- 논문의 내용을 지적할 때는 논리적으로 오류가 있는 경우를 지적하거나 혹은 그렇지 않은 것을 그렇다고 언급했거나 (없는 것을 있다고 말을 하거나) 하는 경우만이 유효하지, ‘내가 생각했을 때 이 결과는 부족하다’ 등의 주관적인 내용이 review의 내용이 되면 안된다.
- 위와 같은 맥락인데, 내 주관으로 판단해 기준 미달이라 언급하면 안되고 부족하다면 부족한 이유나 뚜렷한 기준을 제시해야한다. 기준 없는 높다, 낮다는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 실험 결과는 error rate가 너무 크다’ 라고 하면 안된다. ‘이 error rate는 다른 xx실험에 비해 너무 높은 값인데, 이렇게 높은 error rate는 전혀 새롭지 않다.’ 등으로 얘기해야한다.
- ‘이 논문에서는 A case의 문제를 전혀 처리하지 않았다.’ 가 아니라 ‘A case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했을 경우 B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이 논문은 그런 것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어 문제가 될 수 있다.’ 식으로 얘기해야한다.
- 논문이 너무 specific한 주제에 한정해 다룬 경우 (예를 들어 현실에서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경우에 대한 논문일 경우) 이 논문이 general하게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나쁘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논문이 얘기하는 상황에 대해 이 논문이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먼저 언급하고 정말 그 case가 realistic한지에 대해 review한다.
- 기존에 하지 않았다고 해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인지 아닌지는 내가 논문을 읽고 이 논문에서 제시한 문제에 접근했을 때 이 논문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얼마나 배웠고 아이디어는 얼마나 좋으냐로 판단해야지, 기존에 없었다고 기여도가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밥을 먹을 때 젓가락이 아니라 이쑤시개를 사용해 밥을 먹었다고 그게 정말 도움이 되고 새로운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당연하고 널리 알려져 있는 내용을 길게 적는 페이퍼는 좋은 페이퍼가 아니다.
- 논문은 언제나 어떤 무언가의 이유를 해결하기 위한 논문인가? (WHAT) 논문에서 제시한 방법을 사용해 어떻게 해결했는가? (HOW) 실험 결과의 이유는 도대체 왜 도출된 것인가? (WHY) 이 세 개의 질문에 잘 대답해야한다. Review역시 그 세 개의 질문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
- Review는 그 review를 받았을 때 어떻게 고쳐야할지 감이 오는 review가 좋은 review지, writing이 좋지않다. 논문 아이디어가 좋지 못하다. 식의 너무 애매하고 러프한 review는 좋지 않다. 이런 경우 ~~문단의 ~~줄에서 ~~라는 단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논문 아이디어가 ~~의 상황에서 ~~한 것을 처리한 것 같은데 이 아이디어는 이미 ~~에 의해 해결이 되어있다 식으로 자세히 설명해야한다.
이렇게 논문 리뷰에 대해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들을 정리하다보니 결국 논문이란 어떻게 써야하고, 어떤 논문이 좋은 논문인가에 대한 어느 정도의 outline이 나오게 되었다.
그러니깐 결국 논문도 하나의 story이고 그 story를 독자에게 이해하는 목적인 하나의 ‘글’일 뿐이다. 그 전문성이 매우 높을 뿐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논리적으로 글을 작성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문제가 있었느냐 (WHAT)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 (HOW) 해결을 하기 위해 제시한 방법론은 어떤 결과를 냈으며 그 결과의 이유는 무엇이냐 (WHY) 에 대해 논리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인 정보를 통해 내 주장의 support해야하는 것이다. 그런 기본적인 것을 누락하고 논문을 작성하면 아이디어가 정말정말 좋아서 writing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실 요즘은 그런 경우라고 하더라도 writing이 너무 안 좋으면 reviewer가 읽다가 reject하게 된다) 무조건 writing에는 신경을 써야한다. 또한 남을 설득함에 있어 객관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제시해야지, 내 주관이 관여해서 ‘이 정도면 대충 충분하다’ 식의 논문을 쓰면 안된다.
또한 결국 논문은 남을 설득할 뿐 아니라 내 아이디어를 통해 무언가 기여를 해야하기 때문에 내 idea가 realistic해야한다. 내 idea가 realistic해야 그 아이디어를 발판 삼아서 더 나은 다른 연구도 나올 수 있는 것이지 내 논문이 실제 상황에 적용되지 못하거나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게 된다면 그 논문은, 아니 그 연구는 좋은 연구가 아닌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말 Detail에 집중해야한다. Review는 내가 놓치고 지나간 Detail에서 Reject을 할 이유를 찾게 된다. 내가 한 실험이 정말 corner case를 모두 고려했는지, 이 실험 결과는 어째서 이렇게 나온 것인지 등에 대한 해석 역시 그렇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며 Related work 등 일반적으로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부분들도 detail에 신경써서 작성을 해야한다.
역시 연구도 논문도 다 어려운 것 같다.